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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명히 다르면서도, 미묘하게 같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표현이지만 IT산업와 건축과의 관계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닌가 생각을 한다. 많은 사람들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IT산업이 건축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기본 토대는 그럴 수 있다고 필자 역시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결코 안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유사점과 더불어 다르다고 판단되는 점을 한번 정리하는 시작을 갖고자 한다. 
(참고로, 필자는 IT종사자로서 건축에 대해 잘 모른다는 사실을 간과하시진 말아달라.)


건축과 IT 프로젝트의 유사점

1. 하나의 상품이 제공/생산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처음과 끝이 극명히 존재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는 상품을 제조/생산하는 모든 업종에 적용되는 공통점이다. 음식, 전자기기, 가구 등 어떤 상품의 제조과정도 벗어날 수 없는 틀이다.

특히, 소프트웨어의 기본적인 업무 프로세스가 요구사항을 분석해서, 설계를 하고 구축하고, 이 후 유지보수를 진행하는 일련의 과정은 사실 건축 단계에서 갖고 왔다고도 할 수 있다. (이는 실제로 건축(토목)에서의 관리 프로세스 자격증인 PMP를 IT 프로젝트 관리 인증 자격증으로 인정하는 현 실태를 보면 극명히 알 수 있다.) 
 
세밀한 부분에서는 많은 차이를 보이지만, 건축과 IT서비스사업은 큰 틀에서는 이렇듯 정형화된 프로세스를 따르고 있다.

2. 비슷하지만, 반복적인 행위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특히, 건축과 IT서비스 시장이 그러하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많은 차이를 보일 수 있지만, 기존의 프로세스, 기술, 인력의 유사한 조합을 통해서 또 다른 프로젝트가 수행되는 반복적인 행위가 진행된다.

3. 인력이 위주가 되어 진행되는 프로젝트이다. 물론, 중장비를 활용한 공사가 주로 진행되지만, 이 또한 인력이 운용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건축은 지극히 인력 기반의 사업인 것이다. 소프트웨어 사업이 인력기반의 사업인 것과 일맥상통하다.

4. 기술 집약적 사업이다. 건축의 경우, 건물 디자인, 건축 설계, 지리적 풍토, 토양학, 수학, 지리학, 전기, 심리학 등 다양한 기술과 더불어 노력이 들어간다. IT서비스 역시 PC로 하는 모든 기술들이 집약되어 구성되는 백과사전과 같은 산업이다.

건축과 IT 프로젝트의 차이점 


1. 건축은 가시적인 성과가 있는 반면, IT 프로젝트는 화면 파트를 제외하면 전혀 가시적이지 않다. 버튼 하나를 눌러서 진행되는 수많은 트랜잭션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간과되기 쉽다. 특히 사용자들에게... 고객에게...

2. 해가 지면 작업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도 있다. 즉, 자연환경적 요소에 크게 좌우되는 것이 건축인 반면, IT 프로젝트는 지극히 실내중심적 사업이다. (물론, 아닌 요소도 충분히 있긴 하지만...) 물론 IT에서는 자연환경적 요소에 버금가는 네트워크, 물리적 요소들도 많이 존재하지만 비가 온다고해서 작업에 전혀 진행을 주진 못하지 않은가? 이런 단순한 차이를 의미하는 것이니 너무 반론을 제기하진 마시길 ^^

3. 내가 생각한 가장 큰 차이점은 사업 주체가 누구냐라는 점이다. 물론 건축에도 특정 기업에 의뢰를 받고 수주하는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특정 부지의 매입을 통해 새로운 단지를 구성할 수 있다. 즉, 을 뿐만 아니라 갑으로써도 충분히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IT서비스 산업에서는 솔루션화하는 자체적 생태계 구축만으로는 어림없다. 패키지마저도 엄청난 수정을 요구당하게 되어 결국 새로운 패키지를 개발하는 정도의 작업이 필요하다. 결정적 주도권을 지닌 경우(오라클과 같은...)에만 가능한 경우라고 생각된다.

4. 건축/토목이 서서, 돌아다니면서 하는 작업인 반면. IT 프로젝트는 대부분이 앉아서 하는 작업이다. 몸매 관리가 안된다. ㅜ.ㅠ

5. 이번 차이점은 제일 큰 문제점이기도 하다. IT 서비스에서는 유지보수가 조절이 되지 않는다. 건축의 경우 이미 구축된 가시화된 제품에 대한 유지보수는 하자보수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하지만 IT 서비스의 경우에는 요청사항에 따라서는 신규 개발도 단순한 유지보수로 치부되기 마련이다. 사실 이와 같은 문제는 아래의 참고글에 더욱 명확히 설명되어있다.

너무나 우리나라의 유지보수를 잘 설명한 기사
    - [군만두 서비스와 SW 유지보수] 



결론


사실 많은 생각과 함께 이런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고자 했지만, 그간 너무나 바쁜 나머지... 한 달이상이나 작성을 미루게 되었다. 그러면서 결국 어떤 생각을 쓰려고 했는지도 대부분 잊어먹었다. ㅜ.ㅠ 
PMP가 건축에 관련된 자격증임에도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IT분야의 프로젝트 관리 자격증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 무척이나 아쉽다. 물론 외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지만...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는 아직도 우리나라에 맞는 방법론이 존재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다. 외국의 방법론(특히, 미국)이나 건축에서도 수정된 방법론으로는 최적화되지 못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뭔가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없다는 것이 참 슬프다. (필자는 공부가 부족한 듯)
 
사회 전반적인 사업구조 때문일까?? 창의적 생각을 지닌 개발자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판단이 서질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개발자 -> 관리자 -> 감리사] 등(왠지 정형화된 패턴)으로 변화하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인력 운영이 문제이지 않나 생각한다.


너무나도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래저래 너무나 혼란스러운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블로그에는 소홀하게 되었네요. 이번에 겪게 된 개인적인 일과 맞물려서 우리나라의 IT산업에 대한 우려가 이번 글에 깊게 녹아들어버렸네요. ㅋㅋ 굳이 고치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이대로 포스팅합니다. 여러분의 거침없는 독설 부탁드립니다 ^^

11월 30일 더하기 (기사 더하기)

오늘 출근을 하다가 너무나 공감이 가는 기사를 하나봐서 이렇게 추가합니다.
뭔가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이 그대로 담겨져 있는 듯 하네요.

[지디넷코리아] SW노임단가제, 16년만에 접은 이유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11129102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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